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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뇨병에 대해 당신이 모르는 것

Anonymous™ 2015. 10. 19.

당뇨병은 과식, 과음, 운동부족 등에 의해 생깁니다. 영양과잉 때문에 발생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당뇨병에 걸리면 오히려 살이 빠지고 허벅지는 가늘어지고 얼굴은 핼쑥해집니다. 영양실조의 증상입니다. 어떻게 많이 먹는데 증상은 왜 영양실조처럼 나올까요? 결론부터 말하면 당뇨병은 영양실조입니다. 그런데 피에는 포도당이 철철 넘쳐 혈당이 높은데, 왜 영양실조라고 할까요? 이 점을 많은 분들이 이해하기 힘들어 합니다.

영양실조는 간단하게 1차 영양실조와 2차 영양실조로 분류됩니다. 1차 영양실조는 주변에 음식물이 없어 먹지 못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식량부족이나 극단적인 다이어트를 하느라고 굶게 되면 1차 영양실조에 걸립니다. 반면에 먹는 것은 잘 먹는데 먹은 음식이 최종 목적지까지 도달하지 못하고 중간에 새면 그걸 2차 영양실조라고 합니다. 음식의 최종 목적지는 세포입니다. 음식이 입으로 들어와 위장과 소장을 거쳐 피로 흡수됩니다. 간에서 일부가 이용되고 나머지는 말초로 나와 각각의 세포로 들어가게 됩니다. 우리의 주요 에너지원인 포도당도 이같이 우리 몸을 돕니다. 그런데 포도당이 최종 목적지인 세포에 들어가지 못하고 뱅뱅 돌게 되면 혈액 속에 쌓이게 되고 혈당은 높아집니다. 그러나 세포 입장에서 보면 포도당이 들어오지 않아 힘듭니다. 세포는 쪼그라들고 기능을 못합니다.

농협이 서울 서대문구 농협중앙회 신관에 마련한 친환경 유기농산물 카페에서 직원들이 생과일 주스를 마시고 있다. 출근하느라 바빠서 아침을 제대로 먹지 못하고 이것저것 갈아서 주스로 먹는 사람들이 많은데, 당뇨병 환자는 물론 정상인에게도 좋지 않다. 음식을 갈아 먹으면 같은 양이라도 혈당이 빨리 많이 올라가기 때문이다/연합뉴스
이걸 2차 영양실조라고 합니다. 물고기가 물에서 목 마르다라고 하면 좀 이해가 가시나요? 포도당은 혈관에 지천으로 널렸지만 세포로 들어오지 못해 세포는 배고파 힘들어 하는 상태가 당뇨병입니다. 치료되지 않은 당뇨병에서 흔히 느끼는 피로감, 배고픔, 짜증 등은 이같이 세포가 배고파서 발생하는 증상입니다. 세포가 쓰지 못해 올라간 혈당은 결국 소변으로 새게 되는데, 소변에서 당이 나오는 병을 바로 당뇨병이라고 합니다.

당뇨병의 올바른 관리는 단지 혈당을 낮추려는 것이 아니라 세포가 혈당을 온전히 쓰게 하는 것입니다. 세포가 영양실조에서 벗어나면 편안함과 안정감을 느끼게 되는데, 당뇨병 환자는 이 기분을 잘 아실 겁니다.

아침을 굶는 것이 좋을까, 저녁을 굶는 것이 좋을까?굶지 않는 것이 제일 좋습니다. 하루에 세 번 정도의 끼니를 지키는 것이 제일 좋습니다. 혈당이 좁은 범위에서 지속적으로 유지돼야 혈당 유지와 합병증 예방에 좋은데, 그러기 위해서는 하루에 세 끼 정도는 먹는 것이 좋습니다.

그럼에도 하루에 두 끼만을 먹기를 고집한다면 아침을 굶는 게 나을까요, 아니면 저녁을 굶는 게 나을까요? 아침을 굶는 것이 최악의 선택입니다. 아침을 먹어야 점심, 저녁 식사 후에도 인슐린이 잘 나와 식후 혈당이 좋게 유지됩니다. 아침을 먹지 않으면 동일한 식사를 점심과 저녁에 한다고 해도 아침을 먹었을 때보다 혈당 유지가 안 됩니다. 이런 현상을 ‘second meal effect’라고 합니다. 아침은 일종의 마중물인데 아침에 탄수화물이 들어오면 췌장에서 이 상황을 기억하고 다음에 올 음식물에 대해 인슐린을 준비해 놓습니다. 그러나 아침을 먹지 않게 되면 이런 준비를 못하기 때문에 점심과 저녁 식사 후에 인슐린이 적게, 늦게 나오면서 혈당이 올라갑니다.

저녁을 굶거나 점심을 굶을 때는 이런 일이 생기지 않습니다. 따라서 굶지 않는 것이 제일 좋지만 아침식사만은 꼭 드셔야 합니다. 그래야 하루종일 몸이 편합니다. 정상인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아침은 꼭 드셔야 합니다.

음식을 갈아 먹는 것이 건강에 좋을까?출근하느라 바빠서 아침을 제대로 먹지 못하고 이것 저것 갈아서 죽이나 주스로 먹는 분이 많습니다. 정상인은 물론이고 당뇨병 환자는 갈아 드시면 안 좋습니다. 같은 양을 먹어도 혈당이 빨리 많이 올라갑니다. 즉 혈당 조절이 안됩니다.

음식의 소화는 보는 것부터 시작됩니다. 맛있는 음식을 보게 되면 우리의 뇌가 반응합니다. 위산, 담즙 분비를 준비하라고 소화기관에 지시를 내리고 입에서 침이 나오게 하고 식도, 위장, 십이지장의 운동을 지시합니다. 입으로 가져가서 씹는 순간 입에서 일부 소화효소가 나오고 위장과 십이지장은 이제 준비상태로 돌입합니다. 음식을 먹은 후 약 5분이 지나면서 췌장세포에서 미리 준비한 인슐린을 분비하기 시작하며 새로 인슐린을 만들기 시작합니다. 사람마다 다르지만 약 15~30분의 준비시간이 필요합니다. 정상적인 음식은 위장에서 천천히 분해돼 흡수되므로 혈당이 천천히 올라가고, 인슐린 역시 준비할 시간이 있으므로 천천히 그러나 효과적으로 올라갑니다.

그러나 음식을 갈아 먹으면 이런 준비시간을 다 생략한 채로 위장에 음식물이 도착합니다. 위장에서도 시간 끌 것 없이 바로 흡수돼 피로 진입하므로 혈당이 급격하게 올라갑니다. 아직 미처 준비가 안 된 인슐린은 뒷북을 치는데, 뒷북 치는 것을 보상하기 위해 훨씬 많은 인슐린이 나오게 됩니다. 오히려 혈당이 더 떨어지는데, 이럴 경우 음식을 먹었는데 더 배고프게 되는 역설적인 상황이 나옵니다. 단기적으로 보면 고혈당과 저혈당을 넘나들게 됩니다. 장기적으로 보면 배고프니까 더 먹게 될 수도 있고 인슐린이 많이 나와 그럴 수도 있는데, 살이 찌게 됩니다.

요약하자면 음식을 갈아 먹으면 고혈당, 저혈당을 반복하면서 몸이 힘들고 장기적으로는 살이 찌게 됩니다. 음식은 씹어 먹어야 합니다. 같은 칼로리를 먹어도 갈아 먹으면 씹어 먹는 것보다 불리합니다.

밥을 냉장고에서 식혀 먹으면 혈당 조절에 좋을까?금년 3월에 미국화학학회(ACS)에서 스리랑카의 대학원생들이 재미있는 주제를 발표했습니다. 코코넛오일을 쌀과 섞어 밥을 만들어서 실온에 둬 식힌 다음 냉장고에 12시간 정도 냉장한 후 다시 데우면 소화가 잘 되지 않는 밥이 만들어집니다. 이미 파스타나 감자에서 잘 알려진 방법으로, 밀이나 감자를 익혔다가 냉각하면 소화가 되지 않는 탄수화물(저항전분)이 평소보다 10배가량 많이 만들어지는데, 소화가 안 돼서 천천히 흡수되거나 흡수가 안 되어 다이어트 효과가 있습니다. 스리랑카 연구가 새로운 것은 1. 쌀에서도 이런 방법이 가능하다는 것을 증명한 것이고 2. 밥을 하기 전 생쌀에 코코넛오일을 첨가하면 탄수화물과 지방의 결합으로 인해 저항전분의 형성이 더 잘 된다는 것입니다.

타임, BBC방송, 워싱턴포스트 등이 이 연구결과를 보도하면서 우리나라에도 소개되고, 어떤 매체가 방송하면서 밥을 차게 해 먹으면 혈당이 떨어진다는 소문이 퍼지게 됩니다. 스리랑카 연구자들은 인체실험은 하지 않고 시험관 내에서의 소화 정도를 본 것이고, 우리나라 방송에 소개된 사례는 실험이라고는 할 수 없는 것이라 뭐라고 결론지을 수는 없습니다. 제 생각으로는 아마 이렇게 해서 음식을 먹으면 단기적으로는 식후혈당이 떨어질 것 같습니다.

그런데 식후혈당을 떨어뜨리기 위해 이렇게 어려운 길을 갈 필요는 없습니다. 이 사례는 이미 우리가 알고 있는 식사방법을 다른 각도에서 증명한 것에 지나지 않습니다. 어떤 식으로도 소화가 잘 안 되는 음식을 먹으면 흡수가 잘 안 돼서 식후혈당이 떨어집니다. 그것이 바로 가공이 덜 된 통음식인 현미, 잡곡, 채소, 껍질째 먹는 통과일입니다. 이런 통음식에는 우리가 소화할 수 없는 탄수화물, 즉 저항전분이 많습니다. 반면에 갈아 먹거나 도정하거나, 밀가루나 쌀가루로 만들어 먹으면 흡수가 너무나 잘 돼 혈당이 올라가고 칼로리 과잉으로 비만이 되는 것입니다. 이미 너무나 잘 알려진 사실입니다.

밥을 이렇게 먹으면 번거롭기도 하고 소화장애가 올 수도 있으며, 실온에 다 된 밥을 두는 과정에서 식중독균이 번식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있습니다. 이미 다 알려진 방법을 마다하고 어려운 길로 굳이 돌아갈 필요는 없습니다.

음식은 갈아 먹지 말고 통으로 먹고, 채소 충분히 먹고 식사를 천천히 한다. 아주 간단한 진리입니다.

<조홍근·연세조홍근내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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